항CCP 항체 검사는 왜 따로 하나요 — 류마티스 인자와 함께 보는 법
검진에서 류마티스 인자(RA)가 양성으로 나와 병원을 찾았더니, 의사가 피를 한 번 더 뽑자고 합니다. 검사지에 적힌 이름은 "항CCP 항체"입니다. 류마티스 인자를 이미 쟀는데 왜 또 재는지 궁금해집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항CCP 항체는 류마티스 인자가 가려내지 못하는 부분을 가려내는 검사입니다. 류마티스 인자는 류마티스 관절염이 아닌 사람에게서도 자주 양성이 나오지만, 항CCP 항체는 류마티스 관절염이 없는 사람에게서는 거의 나오지 않습니다.
항CCP 항체는 무엇인가
항CCP 항체(anti-CCP, ACPA)는 자가항체의 일종입니다. 보통 항체는 바이러스나 세균을 공격하는데, 자가항체는 실수로 우리 몸의 건강한 조직을 공격합니다.
항CCP 항체는 관절의 건강한 조직을 표적으로 삼습니다. 그래서 이 항체가 혈액에서 발견되면 류마티스 관절염의 신호일 수 있습니다.
관련 글: 「류마티스 인자 양성인데 류마티스 관절염인가요」 ← (내부링크 자리)
류마티스 인자와 무엇이 다른가
두 검사는 모두 류마티스 관절염과 관련된 자가항체를 찾지만, 성격이 다릅니다.
| 구분 | 류마티스 인자 | 항CCP 항체 |
|---|---|---|
|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에서 | 대부분 양성 | 대부분 양성 |
| 건강한 사람·다른 질환에서 | 자주 양성 | 거의 음성 |
| 특이도 | 낮은 편 | 약 95% |
| 나이에 따른 변화 | 나이 들수록 양성률 증가 | 나이와 큰 관계 없음 |
예전에는 류마티스 인자가 류마티스 관절염 진단의 주된 혈액검사였습니다. 그런데 다른 자가면역질환이나 건강한 사람에게서도 양성이 나오고, 반대로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 중에도 음성인 경우가 있어서 이것만으로는 부족했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두 검사를 함께 하는 것이 류마티스 인자만 보는 것보다 정확하다는 것이 일반적인 원칙입니다.
두 결과의 조합으로 읽습니다
관절 증상이 있는 상태에서, 두 검사 결과의 조합은 이렇게 해석됩니다.
| 항CCP 항체 | 류마티스 인자 | 의미 |
|---|---|---|
| 양성 | 양성 | 류마티스 관절염일 가능성이 높음 |
| 양성 | 음성 | 류마티스 관절염 초기이거나, 앞으로 생길 가능성 |
| 음성 | 양성 | 나이, 다른 자가면역질환, 만성 감염 등 다른 원인 가능성 |
| 음성 | 음성 | 류마티스 관절염 가능성 낮음 — 증상이 있다면 다른 원인 확인 |
이 표에서 눈여겨보실 부분은 세 번째 줄입니다. 검진에서 류마티스 인자만 양성이 나오고 항CCP 항체가 음성이라면, 류마티스 인자 양성은 나이나 다른 이유로 생긴 것일 가능성이 커집니다. 특히 관절 증상이 없는 경우라면 더욱 그렇습니다.
다만 둘 다 음성이어도 류마티스 관절염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 일부는 두 항체가 모두 나오지 않는 "혈청음성" 류마티스 관절염입니다. 이때는 관절 진찰, 염증 수치, 영상검사로 판단합니다.
증상보다 수년 먼저 나타납니다
항CCP 항체의 또 다른 특징은 관절 증상이 생기기 몇 년 전부터 혈액에 나타날 수 있다는 점입니다.
헌혈자들의 보관 혈액을 거슬러 분석한 연구들이 이를 보여줍니다. 나중에 류마티스 관절염이 생긴 사람들의 과거 혈액을 조사했더니, 증상이 나타나기 평균 2~4년 전, 길게는 10년 이상 전에 이미 항CCP 항체나 류마티스 인자가 검출된 경우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증상이 시작될 시점에 가까워질수록 항체 농도가 높아졌습니다.
그래서 관절 증상 없이 항CCP 항체만 양성이라면, 지금 병이 있다기보다 앞으로 지켜봐야 할 단계로 봅니다. 당장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관절 증상이 생기는지 정기적으로 확인하게 됩니다.
수치가 높을수록 관절 손상과 연관됩니다
항CCP 항체는 진단뿐 아니라 앞으로의 경과를 예측하는 데도 쓰입니다.
류마티스 관절염 발병 전부터 항CCP 항체가 있었던 사람은, 진단 시점과 2년 뒤에 엑스레이에서 관절 손상이 더 심하게 나타났습니다. 또 항체 수치가 높을수록 병의 중증도가 높은 경향이 있었습니다.
이 때문에 류마티스 관절염으로 진단받은 상태에서 항CCP 항체가 높게 나왔다면, 관절 손상을 막기 위해 초기에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근거가 됩니다.
류마티스 관절염 말고 양성이 나오는 경우
항CCP 항체는 특이도가 높지만, 드물게 다음과 같은 경우에도 양성이 나올 수 있습니다.
- 쇼그렌 증후군, 루푸스 같은 다른 자가면역질환
- 활동성 결핵
- 만성 폐질환
또한 흡연은 항CCP 양성 류마티스 관절염의 가장 강력한 환경적 위험인자로 알려져 있습니다. 항CCP 항체 양성이 나왔다면 금연이 가장 먼저 할 수 있는 일입니다.
진료를 받아야 하는 경우
- 항CCP 항체 양성이면서 아침 관절 뻣뻣함, 손가락·손목 부기가 있는 경우
- 류마티스 인자와 항CCP 항체가 둘 다 양성인 경우
- 항CCP 항체 양성이면서 CRP나 ESR도 높게 나온 경우
- 관절 증상은 없지만 항CCP 항체가 양성인 경우 — 류마티스내과에서 추적 관찰 계획을 세웁니다
관련 글: 「CRP 0.5면 높은 건가요」 ← (내부링크 자리)
정리
- 항CCP 항체는 류마티스 관절염이 아닌 사람에게서는 거의 나오지 않는 검사입니다. 류마티스 인자의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함께 확인합니다.
- 결과는 류마티스 인자와 조합해서 읽습니다. 류마티스 인자만 양성이고 항CCP가 음성이라면, 나이나 다른 원인일 가능성이 커집니다.
- 증상보다 수년 먼저 나타날 수 있고, 수치가 높을수록 관절 손상과 연관됩니다. 증상이 없어도 양성이라면 정기적인 추적이 필요합니다.
함께 보면 좋은 것
- 류마티스 인자 결과부터 보려면 → 류마티스 인자 양성인데 류마티스 관절염인가요
- 염증 수치도 함께 확인하려면 → CRP 0.5면 높은 건가요
- ESR에 H 표시가 붙었다면 → 적혈구침강속도(ESR) 25면 높은 건가요
- 두 염증 수치가 엇갈린다면 → CRP는 높은데 ESR은 정상, 이유가 뭘까
참고 자료
- MedlinePlus(미국 국립의학도서관), CCP Antibody Test
- Nielen MM, et al. Specific autoantibodies precede the symptoms of rheumatoid arthritis: a study of serial measurements in blood donors. Arthritis Rheum 2004
- Rantapää-Dahlqvist S, et al. A combination of autoantibodies to CCP and HLA-DRB1 locus antigens is strongly associated with future onset of rheumatoid arthritis. Arthritis Res Ther 2004
- Berglin E, et al. Radiological outcome in rheumatoid arthritis is predicted by presence of antibodies against CCP before and at disease onset. Ann Rheum Dis 2006
이 글은 일반적인 건강 정보이며 진단이나 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본인의 수치에 대한 판단은 진료를 통해 받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