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테인, 정말 눈에 좋을까 — 효과가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
루테인의 근거가 되는 AREDS2 연구를 짚고, 실제로 도움이 되는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를 구분해 정리했습니다.
루테인 광고는 대부분 "스마트폰 때문에 눈이 피로한 현대인"을 겨냥합니다. 그런데 루테인의 근거가 되는 연구는 전혀 다른 사람들을 대상으로 했습니다. 어떤 경우에 도움이 되고 어떤 경우엔 아닌지 정리했습니다.
루테인이 하는 일
루테인은 카로티노이드 계열의 항산화 색소로, 몸에서 만들지 못해 음식으로 섭취해야 합니다. 망막 중심부인 황반에 집중적으로 분포하면서 청색광을 흡수하고 활성산소를 제거합니다.
황반은 중심 시력을 담당하는 부위라, 여기가 손상되면 시야 한가운데가 흐려지거나 왜곡됩니다.
근거가 되는 연구는 이것입니다
미국 국립안연구소가 주도한 AREDS와 후속 연구 AREDS2가 대표 연구입니다.
먼저 AREDS에서, 이미 황반변성이 상당히 진행된 환자들이 복합 영양제를 복용했을 때 진행성 황반변성으로 악화될 위험이 약 25% 낮아졌습니다. 다만 이때의 조성에는 루테인이 들어 있지 않았습니다. 비타민 C, 비타민 E, 베타카로틴, 아연, 구리의 조합이었습니다.
이후 AREDS2는 여기에 루테인·지아잔틴을 추가하면 더 나아지는지 확인했습니다. 결과는 이렇습니다. 단순히 추가했을 때는 전체적으로 뚜렷한 추가 이득이 없었습니다. 대신 베타카로틴을 빼고 그 자리에 루테인·지아잔틴을 넣었을 때는 진행 위험이 더 낮아졌습니다. 이 조성이 지금 흔히 말하는 'AREDS2 포뮬러'입니다.
여기서 반드시 짚어야 할 세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 대상이 다릅니다. 참가자는 이미 양쪽 눈에 중등도 황반변성이 있거나, 한쪽 눈이 이미 진행된 상태인 환자들이었습니다. 눈이 건강한 사람이 먹었을 때 황반변성을 예방한다는 근거가 아닙니다.
둘째, 복합제 결과입니다. 루테인 하나만의 효과가 아니라 비타민과 아연이 함께 든 조합에서 확인된 결과입니다.
셋째, 효과는 '진행 지연'입니다. 병을 없애거나 시력을 되돌리는 게 아니라 나빠지는 속도를 늦추는 것입니다.
그래서 누가 먹으면 좋은가
도움이 될 가능성이 있는 경우
- 황반변성 진단을 받았거나 중등도 이상 소견이 있는 경우
- 평소 녹황색 채소를 거의 먹지 않는 경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경우
- 스마트폰·모니터 때문에 눈이 피로한 젊은 층
- 안구건조증
- 황반변성 진단이나 관련 소견이 없는 건강한 사람
가족력이 있는 중장년층은 애매한 위치입니다. 보충제를 먼저 챙기기보다 정기적인 안과 검진 쪽이 낫습니다. 연구에서 이득이 확인된 대상은 '가족력'이 아니라 '이미 소견이 있는 사람'이었기 때문입니다.
특히 디지털 기기로 인한 눈 피로에 루테인이 효과가 있다는 근거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눈이 피로한 진짜 이유는 대개 화면을 오래 보면서 깜빡임이 줄고 가까운 곳에 계속 초점을 맞추기 때문입니다.
음식으로 채우기
시금치, 케일 같은 짙은 녹색 잎채소가 대표적이고 브로콜리, 옥수수, 파프리카, 달걀노른자에도 들어 있습니다.
지용성이라 기름과 함께 먹을 때 흡수가 잘 됩니다. 시금치를 올리브유에 볶거나 달걀 요리를 곁들이는 식입니다.
영양제보다 음식이 우선인 이유가 있습니다. AREDS2에서도 평소 루테인 섭취가 가장 적었던 그룹에서 효과가 두드러졌습니다. 이미 채소를 잘 먹는 사람이 더 먹는다고 이득이 커지지는 않습니다.
보충제를 먹는다면
- AREDS2에서 사용된 용량은 루테인 10mg + 지아잔틴 2mg입니다
- 국내 건강기능식품에서 루테인은 정해진 일일 섭취량 범위 안에서 제품이 만들어집니다. 제품 표시량을 따르면 됩니다
- "고함량"을 내세우는 제품이 많지만, 많을수록 좋다는 근거는 없습니다
- 지용성이므로 지방이 포함된 식사와 함께
흡연자·과거 흡연자는 베타카로틴이 든 제품을 피하세요. 베타카로틴은 흡연력이 있는 사람에서 폐암 위험을 높인다는 결과가 반복해서 나왔습니다. 반면 루테인·지아잔틴에서는 그런 위험 증가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AREDS2가 베타카로틴을 루테인·지아잔틴으로 바꾼 이유가 바로 이것입니다. 눈 영양제를 고른다면 성분표에서 베타카로틴이 없는 쪽을 확인하세요.
눈이 피로하다면 이게 먼저입니다
영양제보다 효과가 확실한 것들입니다.
- 20-20-20 규칙 — 20분마다 20초간 먼 곳 보기
- 의식적으로 깜빡이기 — 화면에 집중하면 깜빡임이 줄어 눈물막이 쉽게 마릅니다. 건조함의 주된 원인입니다
- 모니터를 눈높이보다 약간 아래로 — 눈을 덜 뜨게 되어 건조가 덜합니다
- 선글라스 — 자외선은 황반과 수정체 손상의 확인된 위험 요인입니다
이럴 땐 안과에 가세요
- 시야 한가운데가 흐리거나 직선이 휘어 보일 때 — 황반변성의 대표 증상입니다
- 갑자기 날파리 같은 것이 많이 보이거나 번쩍임이 있을 때
- 시력이 급격히 떨어질 때
황반변성은 조기 발견이 중요합니다. 40대 이후라면 눈 영양제부터 고르기보다 한 번쯤 안과에서 눈 상태를 확인하는 편이 실용적입니다. 검진 결과에 따라 영양제 필요 여부도 판단할 수 있습니다.
루테인은 황반변성 소견이 있는 중장년층에게 도움이 되는 성분입니다. 다만 스마트폰 눈 피로를 해결해주지는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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